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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강일구]


신선한 빵에서 나는 향기가 있다. 옛날 우리 동네 허름한 빵집 주인 아저씨는 매일 부풀어오른 반죽이 담긴 큰 통에서 반죽을 뚝뚝 떼어서 도너츠를 튀기고, 단팥빵과 소보루빵을 구워냈다. 그 고소한 냄새가 풍기면 군침이 먼저 돌았다.

얼마 전, 서울 롯데백화점 팝업스토어 행사에서 동네빵집의 대명사로 통하는 대전 성심당이 대박을 쳤다고 했다. 한 주 동안 1만7000여 명이 다녀갔단다. 빵맛이 궁금하던 차에 동반성장위가 빵집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하느냐를 놓고 시끄럽다기에 핑계 김에 대전 성심당에 다녀왔다. 소비자 입장에서 동네빵집과 프랜차이즈 빵집이 어떻게 다른지 보겠다며. 빵집 문을 여는 순간, 기억 너머에 묻혀 있던 옛 동네빵집의 냄새가 튀어나왔다. 오랜만에 탄성과 함께 군침이 돌았다. ‘그래. 이런 빵 냄새가 있었다.’

오랫동안 이 냄새를 잊고 있었다. 빵집은 더 화려해지고, 완벽하게 부풀어오른 빵과 똑 떨어지게 각이 잡힌 냉동생지 빵들로 가득한 유명 빵집들이 골목마다 있는데도 말이다. 이런 빵집은 동네빵집의 기를 죽였다. 한 프랜차이즈 점주한테서 이런 얘기를 들었다.

 그는 자기 빵을 파는 빵집을 해서 밥 먹고 살 만했단다. 그러던 어느 날 모 업체 직원이 와서 자기네 빵집 브랜드로 바꾸라고 하더란다. “주먹구구 식으로 만든 빵이 브랜드 빵을 이길 수 없다”고도 했다. 그 직원이 무섭게 찾아오기도 하고, 대기업을 어찌 이기랴는 생각에 프랜차이즈 점주가 됐다. 본사에서 인테리어 바꾸라면 바꾸고, 플라스틱 판촉물 사라면 사는 점주로 사는 동안 그의 빵은 사라졌다. 그는 체념했다. 동네빵집은 대기업의 효율을 이길 수 없다며.

 어제 동반성장위가 제과제빵업을 중기적합업종으로 선정했다. 업계 반발이 거세다. 초보 자영업자들의 진입문턱이 높아지고, 효율도 떨어질 거다. 본사는 대기업이지만 점주들은 자영업자이니 잘한 건지 헷갈린다. 게다가 점주들은 본사 없이는 빵장사를 할 수 없다. 본사는 ‘낚시법’을 가르쳐주지 않았다. 그들은 빵은 팔아도 ‘빵쟁이’가 아니다. 동네빵집 성공스토리? 연간 100억원대를 파는 성심당이나 유학 가서 빵 배우고 가게 낼 정도의 재력은 있어야 쓸 수 있는 이야기다.

 그래도 소비자로선 은근히 기대되는 것도 있다. 대기업 우산이 사라지면, 제빵왕 김탁구처럼 투박한 자기 빵에 명운을 거는 빵쟁이가 늘어나지 않을까. 대규모 거래의 효율은 떨어져도 자영업자들끼리 작은 거래로 먹고 사는 생태계가 복원되지 않을까. 그렇게 작은 자영업자들이 살아나면 조금씩 비싸져도 서로 먹고 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을까. 그리고 우리 동네에 옛 동네빵집의 고소하고 신선한 향기가 돌아오지 않을까.

양 선 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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