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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사건이 있다. 2001년 4월1일 남중국해 하이난섬 부근 공해상에서 미국 해군 소속 EP-3 정찰기가 중국 젠-8 전투기와 충돌했다. 중국 전투기는 추락해 조종사가 사망했고, 미국 정찰기는 하이난섬에 비상착륙해 승무원 24명이 중국 당국에 억류됐다.

지난달 19일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상공에서 작전 중인 미군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에 대해 중국 난징군구 소속 젠-10 전투기 두 대가 긴급 발진해 집요한 추격전을 벌였다고 아사히신문이 엊그제 보도했다. 이 와중에 일본 전투기까지 긴급 발진하는 등 상당한 긴장이 조성됐다고 한다.

시차가 12년이나 있지만 두 사건은 반복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양상이 비슷하다. 우선 미국과 중국이 동아시아 공해상에서 군사적으로 험악한 분위기까지 갔다는 점이다. 12년 전 미군은 중국 연안에서 정보를 수집하다가 출동한 중국 전투기와 충돌했다. 이번엔 미군 공중조기경보통제기가 중·일 영유권 분쟁 지역에 투입돼 활동하다 긴급상황이 빚어졌다. 중국은 이를 미군의 본격 개입으로 간주하는 모양이다. 광역정찰용 고성능 레이더를 탑재한 미군 조기경보통제기가 중국 연안부의 군기지와 미사일 현황을 정탐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는 것이다. 센카쿠 문제에서 미국은 공개적으로 일본 역성을 들고 있다.

이를 보며 다시 반추하게 되는 것이 “역사는 반복된다. 한번은 비극으로, 한번은 희극으로”란 마르크스의 말이다. 마르크스의 언명은 물론 맥락이 조금 다른 것이고 딱히 이번 것을 희극적이라고 보기도 어렵지만, 탁견인 것만은 분명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과 일본, 프랑스와 영국처럼 이웃 나라들끼리 잘 지내기도 어렵지만 국제정치의 세계에서 1인자와 2인자의 관계도 그렇다. 이른바 넘버원과 넘버투 사이는 대개 불편한 거다. 미국과 중국이 G2(주요 2개국)로 불린 지도 벌써 여러 해가 되었다. 초강대국 미국을 신흥강국 중국이 맹추격하는 양상이다. 현재 국내총생산(GDP) 2위인 중국이 2016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고의 경제대국이 될 거란 전망도 있다. 이때 쫓고 쫓기는 입장은 분명해진다. 한쪽은 봉쇄하려 들고 한쪽은 뿌리치려 한다. 두 나라의 행태는 앞으로도 비슷할 것이다. 이런 역사 반복이 계속될 것 같다는 얘기다.

 

김철웅 논설실장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02072116435&code=99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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