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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몸을 사용해 상대를 제압하는 레슬링은 스포츠 종목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경기 중 하나다. 기원전 1만5000년쯤 그려진 것으로 보이는 프랑스의 동굴벽화에서 레슬링 장면이 등장하고, 구약성서 창세기에도 야곱이 천사와 레슬링을 하는 대목이 나온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한낱 격투기에 불과했던 레슬링을 스포츠로 발전시켰다. 아테네의 국력이 절정에 달했던 기원전 6세기 무렵 당시 아테네의 소년들은 사설 체육학교를 다니면서 레슬링을 익혔다. 물론 음악과 시를 공부하기도 했지만, 그들이 레슬링을 학교에서 배운 것은 심신을 조화롭게 발달시켜 지혜로운 인간을 추구한 그리스의 사상이 짙게 투영된 결과다.

  기원전 776년 시작된 고대 올림픽에서도 레슬링은 주력 종목 중 하나였다. 고대 올림픽을 계승해 189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제1회 근대올림픽에서도 레슬링은 육상, 사이클, 펜싱, 체조, 사격, 수영, 테니스, 역도와 함께 9개 정식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이런 레슬링을 사랑했던 유명인들도 꽤 많다.

  본명이 아리스토클레스인 철학자 플라톤은 레슬러 출신이다. 체격이 좋다는 뜻의 `Plato`라고 부른 별명이 본명처럼 돼버릴 정도로 최고 레슬러가 꿈이었던 플라톤은 올림픽과 함께 그리스 4대 제전이었던 이스트미아 경기대회에 출전해 두 차례나 우승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도 고교시절 레슬링 선수로 전국대회에 나가 입상한 경력이 있다. 그의 초일류를 향한 치열한 도전 의식과 남다른 몰입 능력은 학창시절 레슬링을 했던 경험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이 회장은 1982년부터 1997년까지 레슬링협회 회장을 맡아 비인기종목인 레슬링을 효자종목으로 키우는 데 일조하면서 1996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됐다.

  이런 레슬링이 2020년 올림픽에서 퇴출된다는 소식은 레슬링계뿐만 아니라 일반인들까지 당혹스럽게 한다. 비록 대한민국 국기인 태권도는 퇴출을 면했지만 말이다.

  당초 TV 시청률과 관중 수, 보편성 등 39개 사전평가 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퇴출 1순위로 거론된 종목은 근대5종이었고, 하키와 태권도도 퇴출 리스트에 올랐다. 레슬링의 퇴출은 예상을 뒤집은 충격적인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레슬링이 퇴출된 것은 남의 일인 것처럼 손을 놓고 지켜보기만 한 국제레슬링연맹(FILA)의 안일한 대처도 문제였지만, 재미가 없고 판정 문제가 자주 발생해 팬들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여기에 IOC의 탐욕스러운 상업주의의 희생양이 레슬링이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사실 IOC는 돈벌이가 여느 글로벌 기업과 견줘도 뒤지지 않는다. IOC는 올림픽만으로 막대한 방송중계권료와 기업 스폰서료를 챙긴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과 2012년 런던올림픽 방송 중계권료로만 39억달러(약 4조2300억원)를 벌어들였으며, 11개 공식 스폰서기업으로부터 10억달러가량을 후원금으로 받았다. 이 중 90%를 각 국가의 올림픽위원회와 올림픽 개최국 조직위, 국제 경기단체 등에 배분하는데도 IOC는 예비금으로만 5억8800만달러(약 6386억원)를 쌓아두고 있다.

  이처럼 곳간이 넘치는데도 IOC의 돈벌이 욕심은 끝이 안 보인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 중계권료로 이미 약 36억달러를 확보했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최소 40억달러를 요구하고 있고, 더 많은 스폰서 기업을 찾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기가 없고 든든한 줄도 없는 레슬링이 IOC의 외면을 받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근대 올림픽 창시자인 피에르 쿠베르탱은 올림픽 강령을 통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성공보다 노력이듯이, 올림픽 경기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일은 승리가 아니라 참가에 있다. 핵심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잘 싸우는 것이다"고 주창했다.

  올림픽 정신의 순수성을 지키려 애쓴 쿠베르탱이 지금 살아 있다면 레슬링 퇴출 결정을 내린 IOC에 어떤 코멘트를 했을까 궁금해진다.


[스포츠레저부 = 백순기 부장 sunki@mk.co.kr]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3&no=115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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