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8.22 10:12
99년 9월 3단 유학생 기숙사 사무실에서 방을 배정 받았다.
3단 기숙사는 30위엔/일 했던것으로 기억난다. 4단이 40원/일,, 5단이 50원/일,,, ??? 기억이 가물가물
어쨌든 3단 기숙사는 2인 1실 기숙사로써 각 방에는 책상, 책장, 침대, 옷장이 2세트씩 구비되어 있었으며
공동 화장실 (쪼그려 변기... ㅠㅠ), 공동 샤워장에 공동 취사장을 사용 했고 1층과 2층은 남자, 3층은 여자 기숙사였다.
유학생 기숙사 중 가장 저렴한 방이었으며 저렴한 만큼 위생상태가 불량이라 책상 서랍을 기습적으로 확!!!
열어보면 바퀴벌레가 순식간에 도망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밤에 잠을 잘때 오른쪽 종아리가 간지러워 왼쪽 발로
긁으려 가져다 대면 뭔가 츠르륵 느껴지는 감촉이 (분명 바퀴벌레였을꺼다) 항상 나를 오싹하게 했고,,,
JVC 오디오 (당시 나의 보물)의 시계와 음악 트렉을 표시하는 액정에 무슨 게임기처럼 검정색 벌레가 액정에 표시된
숫자 사이를 왔다리 갔다리 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새끼 바퀴 벌레가 그 안에 들어가서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었다.
물론 깨끗하게 관리하는 방도 많았지만 단체가 함께 생활하는 곳이다 보니 바퀴벌레는 이방 저방 옮겨다녀 없는 방이
거의 없었던것 같다.
내가 처음 배정받은 방은 3단 가장 깊숙히 자리잡은 방이었는데, 방 배정해주는 분이 내 룸메이트가 朝鲜人이라고
했다. 조선인이라.. 칭다오에서 공부하다 베이징으로 온 나는 북경에서는 한국인을 조선인이라고 하나보다 싶었다.
하지만 방으로 들어갔을때 룸메이트는 자리를 비운 상태였고 혼자 들어가 짐을 풀고 앉아 있노라니
벽에 걸린 사진자국 두개가 눈에 들어왔고, 그것이 김일성과 김정일의 사진을 걸어 두었던 자국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게다가 내 방 주변의 5개의 방 문에는 북한국기의 스티커가 방마다 붙어 있었다.
내 룸메이트가 북한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생각이 들자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왠지 모르겠지만 북한 사람과 한방을 쓴다는 것을 상상하니 내 머리속에 떠오르는 것은 도끼?? 암살??
자다가 살해당하는 희한한 생각뿐이었다... ㅠㅠ
시간이 지나 방문을 열고 들어온 키가작고 빼빼한고 피부가 거뭇 거뭇한 사람이 반갑게 나를 보고 인사를 했다.
다행히 한국사람... 전라도 이리에서 온 어학연수생 형님이었다. (심민식 형님)
그 방이 전에 북한 사람들이 살던 방이라 벽에 사진 자국이 있었던 거란다.
하긴 룸메이트가 북한사람이었으면 사진 자국이 아니라 사진이 걸려 있었겠지...
칭화대학교의 시작은 그렇게 3단 기숙사에서 시작하게 되었다.
글을 쓰고 보니 선배의 조언과는 점점 멀어지는군요. 나름 조언 드릴 만한 내용이 있도록 잘 찾아 보겠습니다. ㅎㅎ
오늘의 조언은 기숙생활 하시면서 바퀴벌레 나오지 않도록 청결을 유지하자 입니다.